포탈라궁｜라싸의 상징이자 티베트 불교의 세계문화유산 성지

‘포탈라’는 산스크리트어 ‘포탈라카(Potalaka)’에서 유래된 음역어로, 관세음보살의 거처를 의미합니다. 이 궁전의 건립은 티베트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7세기경, 토번 왕 송첸 감포는 당나라의 문성공주와의 결혼을 맞아 이 신성한 궁전을 온 힘을 다해 건축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파괴와 재건을 거쳐, 현재의 포탈라궁은 17세기 중엽 아왕 롭상 갸초(제5대 달라이 라마)의 통치 아래 대대적으로 확장되었으며, 이후 역대 종교 지도자들에 의해 여러 차례 보수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포탈라궁은 궁전, 성, 사원의 기능을 모두 갖춘 복합 건축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 위치한 장엄한 건축물입니다. 산의 경사면을 따라 지어졌으며, 흰색, 빨간색, 검은색이 교차된 구조는 조화, 권력, 위엄을 상징합니다. 천 년의 바람과 비를 견뎌내며, 지금도 굳건히 서 있어 역사와 신앙의 살아있는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포탈라궁은 전체적으로 붉은 궁전(홍궁)과 흰 궁전(백궁)으로 나뉩니다. 백궁은 외벽이 흰색으로 칠해져 있어 그렇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 전통적인 흰색 도료는 석회, 우유, 꿀, 설탕, 사프란 등 여러 재료를 혼합해 만들어집니다.
매년 티베트력 8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신도들과 장인들이 함께 외벽에 도료를 다시 칠하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이 작업을 통해 궁전의 벽면은 유동적인 느낌을 띠며, 마치 빙하처럼 흐르는 듯한 독특한 질감을 자아냅니다.

백궁은 동서 방향으로 약 320미터, 남북 방향으로 약 200미터에 이릅니다. 산 아래의 무자비(無字碑)에서 시작해 지그재그 모양의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서쪽을 향한 백궁의 동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문 입구의 회랑 양쪽 벽에는 사대천왕 벽화가 그려져 있으며, 돌계단을 따라 걷다 보면 두께가 수 미터에 달하는 궁전 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백궁의 본전인 동대전은 티베트어로 ‘초첸샤(措欽夏)’라고 하며, ‘동쪽 집회전’을 뜻합니다. 이곳은 주요한 종교 및 국가 행사가 열리는 중심 공간입니다. 제5대 달라이 라마는 철방사에서 가덴포드랑 정권을 수립한 후, 데시 상예 갸초에게 포탈라궁 복원을 명령했습니다. 동대전은 복원 공사가 시작된 지 3년 후인 1645년에 완공되었습니다.

1653년, 청나라 순치제는 금책과 금인을 하사하며 제5대 달라이 라마를 정식으로 책봉하였고, 이후 역대 달라이 라마는 중앙 정부의 책봉을 받은 후, 청조 주재 장관이 주관하는 즉위식 및 친정 의식을 동대전에서 거행했습니다.

백궁의 최상층에는 동·서쪽에 각각 일광전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전각들은 남쪽 벽면에 설치된 큰 통창을 통해 하루 종일 햇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광전(日光殿)’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일광전은 역대 달라이 라마가 생활하며 일상 정무와 종교 업무를 처리하던 공간으로, 정교 행사를 위한 조배전, 개인 수행을 위한 수행전, 수호신을 모시는 호법전, 그리고 침실 등 다양한 기능의 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서 일광전 사이에는 ‘지카(孜噶)’라는 기관이 있었으며, 이는 역대 존자의 명령을 전달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포탈라궁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티베트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는 동시에 티베트족, 한족, 몽골족 등 여러 민족이 문화, 예술, 종교 분야에서 이룩한 뛰어난 성과를 집약한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이곳은 티베트 불교 발전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중화 민족 간의 문화 교류와 융합을 보여주는 역사적 증거이기도 합니다.

중국 고대 건축 양식과 구조를 풍부하게 하고, 대규모 석조 건축이 부족했던 역사를 보완하였습니다. 세계 건축사에서도 매우 독특한 사례로, 궁전, 승탑전, 불전, 행정기관, 승려 학교, 승방 등 다양한 기능을 아우르는 대형 궁전형 요새 건축물로 꼽힙니다.